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매파적으로 급선회했다.
지난 7일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왔다. 궁극적 금리 수준은 이전 예상보다 올라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했다
미국 기준금리 전망을 집계하는 페드워치툴은 22일 연준이 빅 스텝을 밟을 확률은 73.5%(7일 현재)라고 했다.
빅 스텝이 대세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있다.
2월 고용 보고서와 미국 소비자물가 지표 결과에 따라 연준의 금리 인상 폭을 좌우할 것이며, 인상 폭도 0.25% 포인트 정도에 머무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아무튼 미국은 가파른 금리 인상에도 고용 열풍(1월 새로운 취업자 51만 7000명)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고, 소비자물가지수(1월 소비자물가 6.4% 상승)까지 쉽게 꺾이지 않는 상황이다.
현재 분위기로서는 빅 스텝 확률이 굉장히 높고,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 블랙록의 릭 리더 글로벌 채권 투자최고책임자(CIO)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6%로 올린 뒤 장기간 유지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파라다이스 Paradise
‘매파’로 급선회 파월, 22일 0.5%p 올릴 듯
‘세계의 경제 대통령’이라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입은 막강했다. 7일(현지 시각) 뉴욕 증시는 오전 9시 30분에 개장할 때 소폭 상승세로 출발했다. 하지만 오전 10시쯤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는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이 공개되자 뉴욕 3대 주가지수가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우려했던 3월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날 다우 평균은 1.72% 떨어졌고,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1.53%, 1.25% 하락했다. 미국 2년물 국채 금리는 15년여 만에 처음으로 5% 선을 돌파했고, 장단기 국채 금리는 42년 만에 최대 폭으로 벌어졌다. 주요 6국 통화와 비교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차 저항선’으로 통하는 105를 넘기기도 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7일(현지 시각) 미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최종적인 금리 수준은 이전 예상보다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 인상 가속 가능성'을 시사했다. / AP 연합뉴스
◇빅 스텝 관측이 대세로
파월 의장의 발언 핵심은 ‘금리 고점 상향’과 ‘금리 인상 가속화’로 요약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가파른 금리 인상에도 고용 열풍(1월 새로운 취업자 51만7000명)이 수그러들지 않은 데다 물가(1월 소비자물가 6.4% 상승)까지 쉽게 꺾이지 않는 ‘끈적한 물가(sticky inflation)’가 이어진 탓이다.
파월 의장은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왔다. 궁극적 금리 수준은 이전 예상보다 올라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연준 위원들이 예상한 기준금리 고점(최종 금리)은 5.00~5.25%(중간값 5.1%)였는데,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월가 투자은행(IB)들은 최종 금리 전망치가 종전보다 0.5%포인트 높아진 5.5~5.75%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 블랙록의 릭 리더 글로벌 채권 투자최고책임자(CIO)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6%로 올린 뒤 장기간 유지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는 관측까지 내놨다.
지난 2월 1일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완화)’이란 단어를 처음 쓰며 시장을 안심시켰던 파월이 예상보다 훨씬 강한 긴축 방침을 밝히자 시장은 3월 빅 스텝을 대세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전망을 집계하는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22일 연준이 빅 스텝을 밟을 확률은 73.5%(7일 현재)까지 솟았다. 전날까지만 해도 ‘빅 스텝 공포’는 소수설(31.4%)에 불과했지만, 단박에 뒤집힌 것이다.
이날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 금리도 요동치며 5.008%(종가 기준)로 오르며 2007년 6월 15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와 역전된 폭은 1.044%포인트로 1981년 9월 18일 이후 최대가 됐다. 장단기 금리 차 역전은 경기 침체 신호로 여겨지는데, ‘매의 발톱’을 드러낸 파월의 발언으로 경기 침체 징후가 그만큼 짙어졌다는 얘기다.
◇2월 고용·물가 성적에 쏠린 눈
연준의 긴축 재(再)가속에 대한 우려도 작지 않은 편이다. 이날 파월 의장이 출석한 상원 청문회에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 의원(민주당)은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 200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준이 사람들의 삶을 걸고 도박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회의할 때마다 지표를 보고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것”이라면서 “다음번 회의까지는 매우 중요한 지표 2~3가지 발표가 남아있다”고 답했다.
시장에선 오는 10일 나올 2월 고용 보고서와 14일 미국 소비자물가 지표가 연준의 금리 인상 폭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본다. 지난 1월에는 새 일자리가 51만7000개(비농업) 추가되며 예상치(18만개)의 3배에 육박했는데, 2월에는 22만400개 정도로 둔화됐을 것이라는 예상(블룸버그 예상치 기준)이 나온다.
게다가 2월 소비자물가 둔화세까지 확연해진다면 이달 말 금리 인상 폭도 0.25%포인트 정도에 머무를 가능성이 커진다. 투자은행 에버코어ISI의 크리시나 구하와 피터 윌리엄스는 “파월 의장이 의회에 보낸 메시지는 우리 예상보다 더 매파적이었다”면서도 “그렇다고 (반드시) 이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출처:조선일보/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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